나의 달

초승달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조심스럽게 움켜쥐는군요.

새싹처럼 돋아나는 아이디어나 관계에 애정을 쏟습니다. 아직은 미약하고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흥미를 잃지 않고 꾸준히 가꿉니다. 곁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싹을 틔울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갓 태어난 무엇이든 소중하게 여기며, 그 가치가 빛을 발할 때까지 곁을 지킵니다. 튼튼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줍니다. 덕분에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 안전하게 보호받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보호는 때로 성장을 더디게 합니다. 세상에 내놓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품고만 있습니다. 마치 완벽한 모습으로만 세상에 보이고 싶은 마음과 같습니다. 가꾸는 데 집중한 나머지, 실제로 얼마나 앞으로 나아갔는지 착각하기도 합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시도를 세상과 나누는 것을 망설입니다. 이 때문에 때로는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초승달은 여린 싹을 보듬는 힘을 보여줍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을 세상에 내보낼 용기를 냅니다. 덜 익은 열매일지라도 그 가능성을 믿고 세상에 내어놓아야 할 때가 왔음을 암시합니다. 이미 스스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