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양쪽의 입장을 모두 살피는 습관이 몸에 배었습니다. 어떤 결정이든 모든 사람에게 이롭게 작용할 계획을 선호하며, 갈등이 생기기 전에 미리 중재안을 내놓습니다. 팽팽한 의견 대립 속에서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냅니다. 곤란한 인물들을 한데 모아 조화롭게 엮어내는 재주가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 덕분에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도 자연스럽게 중재자 역할을 맡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쯤 비로소 어느 한쪽의 편을 들게 됩니다.
중재를 거듭하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놓치고 맙니다. 진정한 해결보다는 봉합에 집중하게 됩니다. 억지로 사람들을 엮으려 할수록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각자의 목소리는 희미해집니다.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을 망설이다가 정작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순간도 찾아옵니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려는 마음이 오히려 무관심이나 방관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 잔에 핀 연꽃처럼, 맑은 물과 탁한 물 모두에서 피어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평온함 속에서도 내면의 복잡한 심연을 알아차립니다. 감정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도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미 무엇이 진실인지 알고 있습니다.
